박상진 · 2026-09-30 · 읽는 데 약 6분
마켓 하나를 열기 전에 확인하는 다섯 가지.
마켓은 운영자만 열어요. 예전에는 이용자가 마켓을 제안하는 기능이 있었는데 없앴어요.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질문이 나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참여해도 결과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에요. 마켓을 열기 전에 확인하는 것들을 적어 둘게요.
"AI가 올해 사람을 넘어설까" 같은 질문은 재미있지만 판정할 수 없어요. 무엇을 넘어서는지, 누가 인정하는지가 사람마다 달라요. 그래서 판정 기준은 숫자나 공식 발표로만 잡아요. "코스피가 10월 중 장중 7,200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YES"처럼, 결과가 나온 뒤에 제3자가 확인해도 같은 답이 나와야 해요.
같은 지표도 출처마다 숫자가 조금씩 달라요. 환율만 해도 은행 고시 환율, 외환시장 종가, 해외 사이트 시세가 다 달라요. 그래서 마켓마다 판정 출처를 하나 정해서 적어 둬요. 출처가 정해져 있으면 판정할 때 운영자가 고를 여지가 없어요. 그게 운영자를 믿을 필요가 없게 만드는 방법이에요.
마감은 판정 시각이기도 하지만 참여가 닫히는 시각이에요. 발표 뒤까지 열어 두면 이미 답을 아는 사람이 들어와요. 반대로 질문보다 마감이 이르면 판정 자체가 불가능해요. 실제로 초기에 연 마켓 몇 개가 그랬어요. 2027년 말 점유율을 묻는 마켓의 마감이 2026년 9월로 잡혀 있었는데, 결국 판정할 수 없어서 취소하고 참여한 포인트를 전부 돌려드렸어요. 지금은 마감을 "발표 직전"으로 잡는 걸 원칙으로 해요.
경기가 연기되면, 회의가 미뤄지면, 발표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할지를 처음부터 적어 둬요. 이걸 안 정해 두면 예외가 생긴 뒤에 판정을 정하게 되고, 그 판정은 어느 쪽을 골라도 누군가에게는 불공정해 보여요. 보통은 "그 기간에 결과가 확정되지 않으면 취소하고 전액 환불"로 정해요.
실제 인물이 얽힌 질문은 특히 조심해요. 판정은 반드시 공식 결정으로만 해요. "진짜 부정행위를 했을까"는 안 되고 "징계가 공식 발표될까"는 돼요. 혐의를 사실처럼 쓰지 않고, 미성년자나 일반인, 피해자가 있는 사건은 다루지 않아요. 수사 단계(소환·영장·기소 여부)도 다루지 않아요. 예측 질문이 누군가를 조롱하는 도구가 되면 안 되니까요.
다섯 가지를 다 통과한 질문 중에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걸 골라요. 뉴스를 보다가 "그래서 어떻게 될까" 싶은 것들이요.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그러니까 재미있는 질문을 먼저 고르고 기준을 나중에 맞추면 판정할 때 꼭 탈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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