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 2026-09-20 · 읽는 데 약 7분
"참여가 없는데 값이 저절로 움직인다"는 지적에서 시작했어요.
실시간 마켓은 "지금부터 5분 뒤에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오를까"를 묻는 짧은 판이에요. 1분·5분·10분 길이가 있고, 비트코인과 나스닥 종합지수를 다뤄요. 라운드가 끝나면 다음 라운드가 자동으로 열리고 자동으로 정산돼요. 이 기능을 지금 모양으로 만들기까지 두 번 갈아엎었어요.
첫 판본은 라운드가 시작된 뒤에도 종료 30초 전까지 참여를 받았어요. 그리고 값을 실제 시세에 연동했어요. 5분 뒤 오를지 묻는 판인데 시작가보다 이미 많이 올라 있으면 오른다 쪽이 비싸지는 식이었죠. 그래야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써보니 이상했어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는데 값이 혼자 움직였어요. 예측 시장의 값은 사람들이 사고팔아서 생기는 건데, 여기서는 시세가 값을 밀고 있었어요. 지적을 받고 나서야 문제가 또렷해졌어요. 이건 예측 시장이 아니라 시세에 연동된 가격표였어요.
값을 계산하는 쪽을 뜯어보다가 더 큰 구멍을 봤어요. 라운드가 진행 중일 때 참여를 받으면, 남은 시간이 30초밖에 안 남은 시점에는 결과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값을 매기는 쪽은 시세를 모르는 상태로 계산하니까, 이미 이긴 게 뻔한 쪽을 싸게 살 수 있었어요.
이 판은 시스템이 상대편이라, 그렇게 새는 포인트는 전부 시스템이 물어요. 라운드 하나당 최대 1,040P쯤이 그냥 발행되는 셈이에요. 폴리마켓 같은 곳은 값을 부르는 마켓메이커가 그 손실을 지지만, 여기서는 결국 우리가 져요. 하루에 라운드가 몇백 개씩 도는데 그 구멍을 열어둘 수는 없었어요.
9월 16일에 두 가지를 바꿨어요. 참여는 라운드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받고, 값은 시세와 상관없이 50%에서 시작해서 사람들이 사고파는 것만으로 움직여요. 라운드는 항상 두 개씩 미리 열려 있어서, 지금 도는 라운드를 구경하면서 다음 라운드에 참여할 수 있어요.
시세 차트는 여전히 화면에 그려요. 판단할 재료가 있어야 하니까요. 다만 그 시세는 보여주기와 정산에만 쓰고 값 계산에는 쓰지 않아요.
라운드에는 일반 마켓의 점수 공식을 그대로 쓸 수 없었어요. 맞히면 +30, 틀리면 −20인데 5분 판은 동전 던지기에 가깝거든요. 절반만 맞혀도 기댓값이 양수예요. 하루에 288판이 도는 종목에서 아무 생각 없이 참여만 해도 티어가 올라가요.
그래서 산 값에 비례하도록 바꿨어요. 값이 p일 때 사서 맞히면 6×(1−p)를 내림한 만큼 오르고, 틀리면 6×p를 올림한 만큼 깎여요. 90%까지 올라간 쪽을 사서 맞히면 0점이에요. 값을 안 보고 이길 것 같은 쪽만 담는 방식으로는 점수가 안 쌓여요. 여기에 더해 라운드로 얻는 점수는 하루 30점까지만 쌓여요.
실시간 마켓에는 분석을 붙이지 않아요. 5분 뒤 가격을 맞힐 수 있다고 말하는 순간 그건 투자 자문에 가까워지고, 애초에 맞힐 수도 없어요. 지금은 실시간 마켓뿐 아니라 서비스 전체에서 종목 분석을 제공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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